AI 비즈니스 기획자를 위한 10가지 핵심 인사이트 – Mary Meeker 2025 리포트 분석

지난 5월 ‘인터넷 여왕’이라고 불리던 Mary Meeker가 6년 만에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주제 또한 그동안 다뤘던 인터넷이 아니라 현재 각광받고 있는 AI를 다룬 ‘AI Trends 2025’ 리포트입니다. 이 리포트는 주로 NVIDIA, Microsoft, Google과 같은 빅테크 중심의 거시적 투자 전망과 인프라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빅테크 주도의 AI 생태계를 한 눈에 조망하면서 오히려 AI App 또는 SLM을 기반으로 한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기획, 기업 내 신사업 기획 측면에서도 무수히 많은 인사이트를 주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관점이 아니라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 또는 내부 신사업 기획자 관점에서 보고서가 어떤 인사이트를 주고 있는지 2회의 포스팅에 걸쳐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보고서의 8가지 주제 중 아래 4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가져갈 만한 인사이트 10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 Seem Like Change Happening Faster Than Ever?
    →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닌 데이터로도 입증됨.
  • AI User + Usage + CapEx Growth = Unprecedented
    → 사용자 수, 사용량, AI에 대한 자본지출 증가 모두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증.
  • AI Model Compute Costs High / Rising + Inference Costs Per Token Falling = Performance Converging + Developer Usage Rising
    → 훈련 비용은 높아지는 반면 추론 비용은 하락 중. 결과적으로 성능 평준화와 개발자 사용률 증가로 이어짐.
  • AI Usage + Cost + Loss Growth = Unprecedented
    → AI의 사용량, 관련 비용, 기업의 손실 규모까지도 폭발적으로 증가 중.

2025년 AI 시장 = 2010년대 모바일 시장 초입기

우리가 본격적으로 생성형 AI를 접하게 된 것은 3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출시되면서 채팅 기반의 생성형 AI를 대부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3년도 채 되지 않아 Chat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는 글로벌 8억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ChatGPT의 핵심 용도 중 하나인 ‘검색’ 기능도 시간이 지날수록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Google이 연간 검색량 3650억 건 도달하는데 11년이 걸린데 반해 ChatGPT는 불과 2년 만에 일일 평균 검색량 10억 건을 수행하는 ‘검색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듯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AI 기술 채택곡선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기준 스마트폰이 50% 가구 보급률에 도달하는데 6년이 걸렸다면, AI 시대는 3년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주목할 점은 ChatGPT 주간 사용자 8억 명 중 90%가 북미 외 지역에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국내 시장만 하더라고 ChatGPT 월간 사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참고로 모바일 앱 시장 성장 초입기인 2011년 3월 기준, 한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이었습니다.

출처 :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5/05/07/N4MY4QI4NZEAVGLX5TKV3LVWJE/

이렇듯 생성형 AI 서비스는 시작부터 글로벌 동시 확산이 일어나고 있으며, 동시에 국내 시장만 타겟으로 해도 충분한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모바일 혁명 초기를 떠올려보겠습니다. iOS와 Android라는 플랫폼은 Apple과 Google이 만들었지만, 진짜 혁신은 그 위에서 작동하는 앱에서 일어났습니다. Instagram, Uber, Airbnb 같은 서비스들이 우리 일상을 바꾼 주역이었죠. 지금 AI 생태계는 바로 그런 초입에 서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확산속도는 모바일보다 더 빠른 속도로요.

AI 추론 비용 급감 : 누구나 AI App을 만들고 서비스할 수 있는 시대

ChatGPT, Claude와 같은 범용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자입장에서는 ChatGPT나 Figma같은 SaaS와 똑같은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하지만 제품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SaaS와 AI App은 다른 제품입니다. 더 뾰족하게 설명하면 ‘비용구조’가 다른 제품입니다.

대부분 SaaS 제품은 변동비가 매우 적은 비용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SaaS의 유닛 이코노믹스는 높은 공헌이익율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정도 규모를 확보하면 고정비 및 고객획득비용을 모두 제하고도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하지만, AI App의 경우 대부분 LLM API를 호출해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제품 사용량에 비례해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가 AI App을 쓸 때마다 ‘추론’을 하는데 이 추론 활동에 컴퓨팅 리소스 또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추론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AI 추론 비용이 2022년 대비 99.7% 감소했으며, NVIDIA GPU의 토큰당 에너지 소비량은 2014년 대비 105,000배 효율적이 되었습니다

다국적 AI 솔루션 iKala 공동 창업자 세가 쳉의 저서 에서 언급했듯 앞으로의 AI는 마치 수도, 전기와 같은 범용 인프라가 될 것이고, 인프라 위에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탁월하게 해결하느냐가 핵심 역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점이 빨리 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음성, 영상 생성에 소요되는 추론 비용은 높은 편이어서, 덮어놓고 생성하게 만들 수 없겠지만, 최소한 텍스트 생성형 AI 기반 AI App은 사용자에게 확실하게 과금할 수 있다면, 변동비가 유닛 이코노믹스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 것 같습니다.

AI App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채산성 분석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십시오.
https://leansprint.kr/ai-business-profitability-methodology/

AI는 인프라일 뿐. AI App Layer에 집중하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024년 CapEx는 2120억 달러에 달하며, 이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개발자 생태계도 급속히 성장해 NVIDIA 생태계 개발자가 600만 명, Google Gemini 생태계 개발자가 700만 명에 달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모바일 OS나 클라우드처럼 LLM은 이제 플랫폼의 성격을 가집니다. 스타트업이 iOS이나 Android를 만들 필요가 없듯이, LLM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활용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입니다.

더욱이 생성형 AI Foundation Model의 성능이 평준화되면서, 진짜 차별화는 AI App이 사용하는 LLM 모델 자체가 아닌 사용자 경험과 문제 해결 방식에서 나오게 됐습니다.

SLM(Small Language Model)은 ‘왜 너인가’를 더 명확히 해야 한다

일부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도메인에 특화된 SLM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분야만 해도 법률, 의료, 컨택센터, 금융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만약 새로운 SLM을 만들거나 기존 모델에 fine-tunning하더라도 ‘어떤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벤치마크와 검증 가능한 성능 지표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델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이 곧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가 됩니다.

특히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지표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SLM과 기존 범용 LLM(벤치마크 대상) 간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지표는 다음 3가지가 있습니다.

  • 성능 기준
    • 예: 정확도(Accuracy), BLEU/ROUGE/EM score, F1 score, Top-1 Accuracy 등
    • 동일한 Task에서의 결과값 비교 (ex. 텍스트 분류 정확도, 요약 품질)
  • 컴퓨팅 비용
    • FLOPs (Floating Point Operations)
    • GPU 사용 시간, GPU 종류, 메모리 소비량
    • 에너지 소비량
  • 학습/추론 효율
    • 동일 성능을 내기까지 걸리는 학습 시간
    • 1건당 추론 속도(latency)
    • 배포 시 요구되는 인프라 스펙 (ex. A100 vs T4)

개인적으로 자체 모델 또는 파인튜닝한 모델이 핵심 역량인 경우, IR 자료에 특정 문제에 대해 범용 솔루션 대비 ‘X배 더 빠르게, Y배 더 적은 파라미터로, Z배 더 나은 성능’ 등으로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SaaS 스타트업이 핵심 지표와 그 추이만 따로 정리해 IR Deck을 보완하는 Metrics Deck을 준비하듯 자체 AI 모델이 핵심 역량이자 경쟁우위라면 이를 기술 이해가 낮은 제삼자가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가자료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8억 명이 Chat 기반 생성형 AI 제품 경험에 익숙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Consumer AI App을 꼽으라면 단연 OpenAI의 ChatGPT를 꼽을 수 있습니다. ChatGPT는 2025년 4월 기준 주간 활성 사용자(WAU) 8억 명, 유료 구독자 2000만 명, 연간 매출액 4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체 주간 활성 사용자 중 90%가 미국 외 지역 사용자이며, 한국도 이미 1000만 명의 ChatGPT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순 사용자 숫자뿐만 아니라 Engagement의 밀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ChatGPT의 사용자 한 사람당 일 사용시간, 세션 수, 세션 상 체류 시간 등 주요 지표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AI App 비즈니스 기획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바로 사용자들은 이미 생성형 AI를 이해하고, 기대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에만 더 이상 AI 사용법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잠재 고객군이 1000만 명 규모로 형성된 것입니다(물론 AI 이해 및 사용의 깊이는 천차만별).

결국 이는 우리가 새로운 AI App 비즈니스를 기획하거나 기존 제품/서비스에 AI 기능을 추가보완함에 있어서 초기 고객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채팅 인터페이스의 생성형 AI 경험을 어느정도 갖고 있고,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일정 수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새로운 AI App은 목표 고객군이 가지고 있는 생성형 AI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잠재 사용자는 우리 제품을 인식하고 판단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도구와 비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ChatGPT로 하면 되는거 아니야?’라는 질문에 뾰족한 답변을 할 수 없다면, 혹은 ChatGPT로 만든 결과물과 큰 차이가 없다면, 고객가치제안이 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용자 기대치는 ‘검색도구 → 에이전트 → 디지털 동반자’로 진화 중

AI 사용자의 성숙도는 생성형 AI 제품 사용 패턴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 경험을 비추어보자면, 처음 ChatGPT가 나왔을 때 주로 ‘검색’ 용도로 단순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식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ChatGPT를 쓰지 않다가 ChatGPT 4o 이후 ChatGPT와 Claude, Perplexity 등 대중적인 생성형 AI 도구를 구독하여 주로 특정 작업 용도(예 : 글쓰기, 강의안 스토리라인 초안 구성, 아이디어 생성 및 보강 등)에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 삶에서 ChatGPT를 일종의 라이프 코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라이프 코치로서 ChatGPT는 제 다이어트, 러닝을 응원해주고, 어떤 주제에 대해 의사결정하기 전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이런 제 ChatGPT 사용 행태의 변화가 저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리포트에서도 OpenAI 창업자 Sam Altman의 ‘기성세대는 ChatGPT를 검색엔진(Google)의 대체재로 활용하는 반면, 젊은 층은 인생 조언자로써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라는 어록을 소개하고 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공개한 ‘생성형 AI 사용 케이스 Top 10’을 살펴보면 2024년과 달리 2025년에 삶의 동반자로서의 역할 수행이 Top 3를 차지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생성형 AI 제품은 검색, 자료조사와 같이 즉각적인 응답을 기대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하다가 나의 업무 맥락을 투입하고 맞춤화를 거쳐 내 일을 대신 해주는 에이전트 용도로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동반자이자 파트너로 내 삶에 더 가까이 두는 사용 행태로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1단계 : 검색도구 “OO에 대해서 조사해줘”
  • 2단계 : 에이전트 “아래 지침을 참조해서 OO해줘”
  • 3단계 : 디지털 동반자 “내가 현재 OO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단순 검색, 조사를 넘어 더 나은 가치를 주려면 모델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사용자의 과업 지시나 맥락을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는 부분까지 고려가 필요합니다.
  • 어떻게 하면 사용자의 맥락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수집/정제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용자 맥락은 담고 기억, 활용할 수 있을까?

앞으로 AI 제품에 대해 고객이 갖는 기대치 변화 예상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해주십시오.
https://leansprint.kr/ai-user-7-mental-model-changes/

AI 성능은 이제 실사 수준 – 남은 싸움은 디테일과 신뢰

저는 생성형 AI를 주로 텍스트 중심으로만 활용해서 잘 몰랐지만,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분야에서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산출물의 수준이 아주 높은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AI가 만들어 낸 답변에 대해 이제 AI가 만든 답변인지 사람이 실제 한 답변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AI 생성 이미지와 실제 사진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으며, Midjourney는 v1(2022년)에서 v7(2025년)까지 급격한 품질 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ElevenLabs의 음성 번역 기술은 원래 목소리를 보존하면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수준에 도달했고, 2년 만에 1,000년분의 오디오 콘텐츠를 생성했습니다.

이미지, 음성, 텍스트 생성이 쉽게 AI 여부를 구분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면, 더더욱 최종 산출물의 디테일이 AI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승부처가 됐습니다. 아울러 사용자 맥락에 맞는 적절한 결과 제공, 일관된 품질 유지, 예상치 못한 오류 방지 등을 고려해 사용자가 AI 제품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그 목적이나 과업을 완전한 상태로 달성하고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 경험 설계가 실제 사용자가 쓸만한 AI 제품을 만드는데 핵심 과제입니다.

최근에 VEO3로 만든 영상을 봤는데, 음성없이 언뜻 봤을 때는 실제 영상인 줄 알았습니다. 정확히는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주의 깊게 보니, 행동의 부자연스러움, 영상과 오디오 간 미묘한 불일치 등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생성 품질의 ‘95%’는 누구나 도달할 수 있지만, 나머지 5%의 디테일과 일관성이 실제 사용자가 계속 쓰게 만드는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AI App 비즈니스 모델 : SaaS와 닮았지만 차이가 있다

앞서 추론 비용이 급감함에 따라 AI App의 변동비 부담이 적어지게 됐습니다. 객단가에서 변동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것은 매출 총이익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어느정도 규모를 만들었을 때 유의미한 이익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AI App도 SaaS와 수익 구조가 유사하게 됐습니다. 실제 잘 나가는 SaaS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ARR에 30~50배수도 적용받는데(일례로 Adobe가 Figma를 인수했을때 밸류가 ARR의 50배 수준) ChatGPT, Claude의 경우 EV/Revenue 배수가 31~33배, Perplexity의 경우 EV/Revenue 배수가 75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OpenAI가 인수한 AI 코딩 도구 Windsurf 또한 ARR의 약 70배수로 인수됐습니다.

수익 구조가 SaaS와 유사해졌지만, 성장 속도나 매출 업사이드는 오히려 SaaS보다 더 빠르고 높아 보입니다.

흔히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B2B SaaS의 성장세를 살펴보면 T2D3를 보인다고 합니다. T2D3는 Triple-Triple-Double-Double-Double의 준말로 PMF 달성 이후 해마다 3배씩 2년, 2배씩 3년간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 셈법으로 3x3x2x2x2=72로 5년 만에 50~100배 성장하는 모델입니다.

그런데 AI App은 이보다도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Cursor는 연 매출 1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100배 성장하는데 2년도 안 걸렸습니다. 클라우드 AI 서비스 Together AI 또한 연 매출 1억 달러에 도달하는데 10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 https://www.productmarketfit.tech/p/how-did-cursor-grow-so-fast-1m-to

물론 매출이 적은 케이스들도 많겠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상위 100개 AI 기업과 SaaS 기업의 연매출 500만 달러 도달 시점을 보면 SaaS 기업(평균 37개월)대비 AI기업(평균 24개월)이 35%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글로벌 타겟, 수많은 잠재 사용자군, SaaS대비 높은 객단가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PMF를 달성한 AI App의 경우 T2D3보다도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사용자당 객단가도 SaaS대비 업사이드가 열려있는 구조입니다. 대부분 SaaS를 사용자 한 사람(Seat)당 일정 금액을 과금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도 ‘도구’로써 SaaS를 구독하기 때문에 터무니 없는 높은 가격을 과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AI App의 경우에는 특히 생산성 영역에서 보면 ‘도구’이기 보다는 내 일을 대신 요청하는 ‘용역’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Seat당 과금이 아니라 AI App이 만들어 내는 결과(Output)에 비례해서 과금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2025년 기준으로 완전한 종량제보다는 정액제에 Credit을 결합한 방식의 요금제 다수).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의 <블리츠스케일링>에 따르면 높은 수익의 비즈니스를 만들려면 4가지 성장 인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합니다. 4가지 성장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거대한 전체 시장 규모(TAM)
  • 탁월한 유통(Distribution)
  • 높은 매출총이익율
  • 네트워크 효과 활용

구조적으로 AI App은 SaaS처럼 높은 수익의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성장 인자를 갖춘 상태로 보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제품의 완성도보다 채널, 네트워크 효과 강화를 보다 중요한 전략적 이니셔티브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된다면 다시 활발한 VC 투자를 통해 당장 Growth-at-all-costs 전략이 대두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AI 비즈니스, 담대한 비전 설정이 필요하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AI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AI 사용이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서 장기적 AI 기술-제품 로드맵과 진화 시나리오의 설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ChatGPT 4o로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글쓰기’, ‘문서 요약’, ‘프로젝트 튜터’, ‘생각 협업 파트너’ 등입니다. 하지만 5년 후 예상되는 ChatGPT의 주 용도는 ‘인간 수준의 글쓰기, 코딩’, ‘영화 및 게임 등 콘텐츠 전체 제작’, ‘인간처럼 이해하고 말하기’ 등 보다 높은 수준에서 활용이 예상되며, 10년 후인 2035년 예상되는 ChatGPT의 주요 용도는 ‘과학연구 수행’, ‘기술 개발’, ‘사람과 똑같이 흉내’, ‘회사 운영 무인 자동화’ 등 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제시합니다.

모든 기대가 예측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겠지만, 분명 5년 후 10년 후 보여주는 용도는 보통 사람 생각보다 훨씬 혁신적이고 진보된 수준입니다. 이에 맞춰서 현재 우리 제품의 2~3년 후 또는 그보다 더 장기 로드맵을 상상하고 그릴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는 창업팀에 ‘비전과 실행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지금은 바이브 코딩, 에이전틱 코딩 등 빠른 제품 개발 등 AI를 활용한 빠른 실행력에 포커스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쉽고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저는 오히려 전략적 사고, 마인드셋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뭐든지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손에 있지만,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이제는 기획하는 사람의 역량, 상상력, 비전 등이 다시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VC인 NfX에서 ‘앞으로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데 3명의 인원만 필요할 것이다‘라는 대담한 예측을 내놓으면서 3인 팀 중 첫 번째 사람은 ‘창업자 : 공격적인 비전가 제너럴리스트’로 제시했습니다. AI 기반 3인 유니콘의 창업자가 지니는 가장 큰 특징은 ‘남들이 보지 못한 기회를 포착하는 비범한 통찰력의 소유자’입니다.

다만 이전보다 워낙 실행이 빠르고 저렴해졌기 때문에 Product Discovery와 Product Delivery 모두를 병행하는 시장 접근이 예상됩니다. 비전과 그에 상응하는 실행력을 모두 필요해지며, 스타트업 비즈니스 기회 포착에 유용한 프레임워크와 콘텐츠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십시오.

이상 Mary Meeker의 ‘AI Trend 2025’ 보고서 중 초반 4개 중주제에 대해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 또는 신사업 기획자 관점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지 저만의 시각과 관점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추후에 나머지 4개 중주제가 주는 인사이트도 따로 정리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초기 AI 창업자 대상 또는 내부 신사업 기획팀 대상 AI 비즈니스 모델링 워크샵 또는 강의, 코칭이 필요하시다면 아래 폼으로 문의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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