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AI 기반 제품들의 성장 속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보통 7-10년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최근의 AI 스타트업들은 불과 2-3년 만에 수십 명의 인원들만으로 수억 달러의 연간 반복 매출(ARR)을 달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은 단순히 AI 기술의 혁신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 배경에는 Go-to-Market(GTM)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습니다.
- Cursor : 2022년 설립 / 현재 ARR $200M 도달
- Mercor : 2023년 설립 / 현재 ARR $100M 도달 (AI 기반 채용관리 솔루션)
- Lovable : 2023년 설립 / 현재 ARR $50M 도달

OpenAI가 ChatGPT를 대중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개한 후 2달만에 사용자수 1억 명을 돌파한 이래 생성형 AI 제품이 무수히 많이 출시되고 또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장 방정식이 분명 과거 PLG 중심의 SaaS의 성장과는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시의적절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벤처캐피탈 NfX가 최근에 공개한 ‘The Upgraded Go-to-Market Playbook‘라는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전반적인 GTM 전략의 트렌드 및 AI 기반 제품이 어떻게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시해줘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변화된 GTM 환경에 맞춰 빠르게 시장 진입 및 제품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초기 창업자를 위해 NfX의 ‘The Upgraded Go-to-Market Playbook’에서 제시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초기 스타트업이 AI 시대에 맞는 GTM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목차
ToggleGo-to-Market 전략의 진화: Pull에서 Push로
GTM 전략은 시대에 따라 크게 세 단계로 진화해 왔습니다. 각 단계의 특징을 이해하면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더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NfX의 ‘The Upgraded Go-to-Market Playbook’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GTM 전략을 크게 3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Phase 1: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2000-2010) – Pull 전략
2000년대 초반의 첫 번째 인터넷 혁신 시대에는 오프라인 정보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정보(Trulia, Zillow), 음식점 리뷰(Yelp), 여행 가이드(TripAdvisor)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시기의 전략은 “Pull” 전략으로, 사용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끌어오는’ 형태였습니다. 웹사이트에 정보를 구축해 놓고, SEO를 최적화하면 사용자들이 구글을 통해 찾아오는 방식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무엇이든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는 여전히 오프라인에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몇몇 플레이어들은 오프라인의 중요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마치 ‘중력’처럼 사용자들을 제발로 끌어들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오늘날에도 정보 비대칭이 크게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SEO가 성숙해진 시대에서 이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Phase 2: 제품 주도 성장 (2010-2020) – 온플랫폼 Push
두 번째 물결은 제품 자체에 바이럴 루프와 네트워크 효과가 내장된 시기입니다. Slack, Dropbox, Zoom과 같은 기업들은 제품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하고,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제품 가치가 증가하는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기는 “Push” 기반 GTM으로의 전환이 시작되었습니다. 제품 자체가 사용자를 ‘밀어내어’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거나 공유하도록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일단 제품을 사용하게 만들고 제품에 대해 가치를 느낀다면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다른 사용자에게 추천하도록 푸시하고 푸시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가 제품을 인지하고 유입하게 만드는 바이럴 루프를 최대한 크게, 최대한 빠르게 돌리는 것입니다.
이 모델의 핵심 요소인 바이럴리티, 네트워크 효과는 여전히 GTM 전략의 핵심 도구로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지만, 너무 적극적인 바이럴 푸시에 사용자들은 이미 좀 지쳐 있는 상태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울러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초창기처럼 매우 빠르게 확장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Phase 3: 오프플랫폼 Push (2020-현재)
PLG 성장 시대에서는 기업이 직접 사용자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자신의 플랫폼 내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표준이었지만(예: Facebook 그룹, 자체 포럼), 지금은 사용자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는 외부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접근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Discord, Reddit, X(트위터), LinkedIn 등에서 팔로잉을 구축하고, 이후 자신의 플랫폼으로 유저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Midjourney는 여전히 Discord 내에 완전히 내장되어 있고, Cursor는 자체 커뮤니티 포럼 외에도 4만 명 이상의 Reddit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초기 창업자를 위한 인사이트: 처음부터 자체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유혹이 있겠지만, 타겟 사용자가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초기에는 Discord 서버 하나, 활발한 Reddit 스레드, 또는 전문 분야 Slack 채널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이미 있는 곳으로 가서 진정성 있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GTM 기본 원칙
오늘날의 GTM 전략에는 두 가지 핵심 원칙이 있습니다:
제품 기본 원칙: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서의 제품
AI 제품을 설계할 때는 처음부터 ‘네트워크의 노드’로 생각해야 합니다. 즉, 제품이 본질적으로 공유 가능하고, 사용 과정에서 마찰이 적으며, 결과물이 쉽게 공유될 수 있어야 합니다.
초기 창업자를 위한 조언: 제품을 설계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세요:
- 이 제품은 혼자 사용할 때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때 더 가치가 있는가?
- 사용자가 만든 결과물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가?
- 새로운 사용자가 기존 사용자와 연결되어 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
예를 들어, AI 디자인 도구라면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협업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GTM 기본 원칙: 진정성(Authenticity)의 중요성
오늘날의 디지털 네이티브 사용자들은 전통적인 마케팅보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에 더 반응합니다. 이는 B2C뿐만 아니라 B2B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진정성을 갖춘다는 것은 대개 다음을 의미합니다.
- 과장된 마케팅이나 허위 광고 대신 제품의 실제 가치와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
- 글에서 언급된 “Building in Public” 예시처럼 회사의 여정, 도전, 성공 등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접근법
- 전통적인 광고보다 실제 사용자 경험과 진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 커뮤니티와의 진정한 관계 구축
- 사용자들이 제품과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도록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을 보여주는 것
AI 제품을 위한 6가지 효과적인 GTM 전략
이제 AI 기반 제품에 특히 효과적인 구체적인 GTM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6가지 전략은 NfX의 ‘The Upgraded Go-to-Market Playbook’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1. 공개적 제품 구축 (Building in Public)
공개적 제품 구축은 개발 과정, 지표, 도전, 성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접근법입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최근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GTM 전략이기도 합니다.
초기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 주간 또는 격주간 뉴스레터를 통해 제품 개발 진행 상황 공유
- LinkedIn이나 X에서 주요 지표나 마일스톤 공유
- 블로그나 GitHub에 기술적 도전과 해결 방법 공유
- 사용자 피드백과 그에 따른 제품 변화 공유
공개적 제품 구축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진정성과 투명성입니다. 자신의 실패와 어려움도 기꺼이 공유할 때 오히려 더 강한 신뢰와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개적 제품 구축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면 창업자는 2가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사용자에게 개발 및 성장 과정을 전달함으로써 신뢰 전달
- 스스로 동기 부여 : 일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성공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
2. 커뮤니티 중심 성장 전략
과거 기업이 자체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잠재 고객 네트워크를 소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 커뮤니티가 이미 있는 곳에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초기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 관련 Reddit 서브레딧에서 활발하게 참여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 제공
- Discord나 Slack 커뮤니티를 구축하되, 판매보다는 가치 있는 정보와 네트워킹에 초점
- 기존 산업 컨퍼런스나 밋업에 참여하여 오프라인 커뮤니티 구축
- 틈새 분야 인플루언서나 전문가와 협업하여 워크숍이나 웨비나 개최
커뮤니티 전략의 핵심은 ‘가치 먼저, 판매는 나중에’라는 원칙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순수하게 가치 있는 정보와 연결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데 있습니다.
3. ‘바이럴’이 가능한 셀프서비스 제품
셀프서비스 모델은 사용자가 영업팀과의 상호작용 없이 제품을 발견하고, 시도하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제품으로 Time to Value 최소화, 온보딩 과정에서의 마찰 최소화, 제품 공유를 의도적으로 장려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초기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 신용카드만으로 즉시 시작할 수 있는 온보딩 프로세스 구축
- 프리미엄 기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프리미엄 모델 채택
- 제품 내 공유 메커니즘 (예: “이 결과물을 동료와 공유하세요”)
- 사용자의 첫 번째 ‘아하!’ 순간까지의 시간을 최소화 (Time to Value)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들이 빠지는 함정은 너무 일찍 영업팀을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AI 제품의 경우, 초기에는 제품이 스스로 판매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영업팀은 제품이 입증된 후에 구축해도 늦지 않습니다.
4. 프로슈머 타겟팅 전략
프로슈머는 본래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써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제품의 생산과 설계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프로슈머의 의미는 적극적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며 제품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 또는 개인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문적 용도로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의미하게 되는데 생산성 소프트웨어 제품의 경우에는 후자의 개념이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Cursor는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고, ElevenLabs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미디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 제품들이 바로 작동하기 때문에 지불 의사가 더 높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프로슈머 커뮤니티의 지원으로 의미 있는 ARR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초기 창업자가 타겟팅할 수 있는 프로슈머 그룹:
- 프리랜서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 작가 등 전문가
- 스타트업의 초기 팀원들 (종종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빠른 의사결정 가능)
- 중소기업 대표 또는 부서장 (기업보다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함)
-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 (유튜버, 뉴스레터 운영자, 팟캐스터 등)
프로슈머 전략의 핵심은 복잡한 엔터프라이즈 판매 주기를 우회하면서도, 일반 소비자보다 높은 지불 의사를 가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이상적인 첫 고객층이 될 수 있습니다.
5. 오픈소스 기반 접근법
오픈소스 전략은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합니다. 이 분야는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습니다.
초기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 핵심 기능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기업용 고급 기능은 유료로 제공
- GitHub에서 적극적인 커뮤니티 참여 및 기여 장려
- 오픈소스 사용자를 위한 상세한 문서와 튜토리얼 제공
- 참여 커뮤니티에 대한 인정과 보상 시스템 구축
6.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진화
B2B 영역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초기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
-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의견 리더와 협업
- 실제 사용자 중 옹호자(advocate)를 발굴하여 성공 사례 공유
- 기술 콘텐츠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기술 유튜버, 뉴스레터 작성자 등)
- 제품이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제작을 돕는 방식으로 설계
중요한 것은, 이것이 양방향 관계라는 것입니다. Clay는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사용 사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구축하여 크리에이터가 더 똑똑해 보이게 합니다. 이 시스템은 차례로 각 당사자의 범위를 확장합니다. 선순환입니다.
오늘날, 얼리 어답터 틈새 시장에서, 사회적 증명은 전통적인 광고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얼리 어답터는 초기에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결론: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GTM 전략 수립 가이드
AI 시대의 새로운 GTM 공식은 ‘제품 + 커뮤니티’입니다. 이는 제품 자체에 공유 및 확산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동시에 진정성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가 이미 있는 곳에서 플레이하기 – 처음부터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 사용자들이 이미 활동하고 있는 곳에 참여하세요.
- 마찰 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 사용자가 제품을 시도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세요.
- 진정성 있는 연결을 만들기 – 전통적인 판매 문구보다 투명하고 진솔한 소통이 더 효과적입니다.
- 사용자를 옹호자로 만들기 – 단순한 고객이 아닌, 제품을 자발적으로 알리고 공유하는 옹호자로 만들기 위한 경험을 설계하세요.
마지막으로, 어떤 전략이 효과적인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GTM 전략은 오늘 효과적인 전략이 내일도 효과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항상 사용자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상 초기 창업자를 위한 GTM 전략 수립 가이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AI 제품으로 성공적인 GTM 전략을 수립하려는 초기 창업자에게 이 글이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기를 바라며 보다 깊은 내용을 원하는 분은 NfX의 원문 ‘The Upgraded Go-to-Market Playbook‘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