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벤처 제도 설계 가이드 : 실무자가 꼭 알아야 할 구조, 절차, 지원방식

2017년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가까이, 여러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교육 및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 분들과 나눈 대화, 프로그램 기획 시 마주했던 고민들, 제도 운영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사례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내벤처 제도를 처음 도입하거나 내부 확장을 검토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특히 공식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언어와 구조로 정리된 자료는 드물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부터 연속적으로 사내벤처 제도 설계에 필요한 실무 정보를 다루는 시리즈를 시작하려 합니다.
공개된 정부 자료와 제가 직접 경험한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해, 실무자가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실전 중심의 내용을 제공해볼 생각입니다.

이번 글은 그 첫 번째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간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북』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사내벤처 제도 설계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구조와 절차, 그리고 실무적 포인트를 제안해보려 합니다.

사내벤처 제도가 필요한 이유

기업 혁신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사내벤처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내벤처 제도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다양한 산업 변화와 경영 환경의 전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세 가지는 많은 기업들이 사내벤처를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히는 요소입니다(참조 :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북’).

  1. 산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고, 기술 개발은 글로벌 단위로 이루어지며, 작고 민첩한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에게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며, 혁신의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2. 기술혁신과 시장 변화의 압력을 감당하려면 기존 사업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3. 기업 벤처링은 기업이 현재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조직의 경계를 확장하고, 내부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불확실한 기술이나 시장에 대해 조직 내부의 나침반이 되어주는 실험실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배경 외에도, 제가 사내벤처 제도가 기업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기존의 R&D 조직이나 신사업팀은 보통 일정한 프로세스를 따라야 하고, 준수해야 할 내부 규칙이나 리소스 분배 기준이 분명합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시장에 기민하게 반응하기에는 제약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사내벤처는 상대적으로 작은 팀 규모와 유연한 운영 구조 덕분에 더 빠르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조직의 틀 안에 있으면서도, 틀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드문 구조입니다.

또한, 사내벤처는 스타트업 방식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유의미한 시장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팀입니다. 스케일업까지 가야 진짜 성공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모 아니면 도’의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 ‘모’가 실현되는 순간, 이는 기존 조직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새로운 자산이 되어 모기업의 기업가치에 직결됩니다. 단순히 매출을 창출하는 부서가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실현하는 또 하나의 조직적 엔진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내벤처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시그널이자 실험 공간입니다. 씨앗을 많이 뿌려야 싹이 나는 것처럼, 사내벤처는 기업이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씨앗 심기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내벤처 제도의 기본 구조: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고자 할 때 실무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어디까지 제도화해야 하는가?”입니다. 운영규정부터 전담 인력 구성, 아이디어 공모 절차, 평가 방식, 보상 체계, 분사 후 연계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구조화되어야 제도로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북’에 따르면, 사내벤처 제도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은 다섯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운영규정 수립
    사내벤처 제도의 출발점은 명확한 운영규정입니다. 운영규정에는 제도의 목적, 대상, 추진체계, 선정 절차, 운영 방식, 성과보상 및 분사 기준 등 제도의 전체 흐름을 담아야 합니다. 특히, 참여 직원의 권리와 책임, 실패 시 보호 장치 등이 명시되어야 조직 내 신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전담조직(또는 인력) 구성
    사내벤처는 ‘운영하는 주체’가 명확해야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 내 사내벤처 전담 부서를 설치하거나, 최소한의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팀 모집, 보육, 외부 연계, 후속지원 등 전 과정을 총괄합니다. 규모에 따라 전담조직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겸직 인력도 허용됩니다.
  3. 선발팀 지원 프로그램 계획
    사내벤처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 관점의 성장 전략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기업과 분사팀 간의 기술, 자원,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이 필수입니다. 사내벤처 육성기, 분사기, 분사 이후 각 단계에 맞춘 인프라, 자금, 판로, 투자 연계 등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4. 모집 및 선정 프로세스
    아이디어 공모 → 팀 구성 → 서류 및 발표 평가 → 최종 선발의 단계로 진행됩니다. 모집 시에는 신청 자격, 평가 기준, 지원 내용 등이 명확히 안내되어야 하며, 평가 항목은 기술성, 시장성, 팀 역량, 성장 가능성 등이 포함됩니다. 평가위원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여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합니다.
  5. 성과관리와 분사·사내사업화 판정
    운영기간 동안에는 정기점검과 중간평가를 통해 과제의 진척을 관리하며, 종료 시점에는 최종평가를 통해 ‘분사’, ‘사내사업화’, 또는 ‘종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분사 결정 시에는 복귀 보장, 경력 인정, 후속 투자 및 지원 연계 등이 포함되어야 실질적인 창업과 지속 성장이 가능합니다.

결국, 사내벤처 제도는 단순히 “한두 팀 뽑아 실험해보는 구조”를 넘어, 기업이 내부 창의성을 조직 차원에서 제도화하고, 이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 구조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실무자의 첫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내벤처 운영 프로세스 단계별 설계 포인트

사내벤처 제도가 구조적으로 정비되었다면, 이제 실제로 운영을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선발된 팀에게 제공되는 지원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사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초기 모집부터 최종 분사에 이르는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가이드라인(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북)을 기반으로 사내벤처 운영 프로세스를 1단계: 과제/팀 모집 → 2단계: 심사 및 선정 → 3단계: 육성 단계 → 4단계: 사업화/분사 결정의 흐름으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특히 선발팀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지원 프로그램과 그에 앞선 모집·선정 과정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1단계: 과제/팀 모집 – 성공적인 아이디어 발굴의 첫걸음

운영기업은 먼저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합니다. 대개 공모 주제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과 맞닿아 있으며, 예를 들어 기존 사업의 확장 가능 분야, 보유 기술의 응용 가능성, 해결되지 않은 고객 문제 등을 중심으로 설계됩니다.

팀 구성은 일반적으로 제안자가 팀장을 맡고, 2인 이상의 자율적 구성을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이때 팀장은 2년 이상 근속한 재직자여야 하며, 내부 인력 외에 외부 전문가 참여도 가능합니다.

공모전 안내에는 모집 주제, 신청 자격, 평가 기준, 선발 규모, 지원 내용 등 실질적 정보가 구체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며, 내부 채널과 오프라인 설명회 등을 통해 홍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공모전 방식으로 사내 창업 아이디어를 모집
  • 팀 구성은 2인 이상으로, 팀장은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
  • 모집 주제, 자격 요건, 지원내용 등 사전 안내체계 정비 필요

개인 의견:
아이디어 모집 단계에서 사업 주제를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하되, 모기업의 전략 방향이나 기술 자산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유도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넛지’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특히 제도 첫 회의 흥행 여부는 이후 제도의 존속과 성장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기 때문에 초기 분위기 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내벤처 제도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임직원은 ‘무엇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어떻게 문서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모집 공고를 띄워도 참여율이 낮거나, 지원 아이디어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도 시행 초기에는 단순한 공지나 이메일 안내만으로는 부족하며, 관심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제도 설명회나 간단한 특강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전 소통을 통해 직원들이 ‘이 제도가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첫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

2단계: 심사 및 선정 – 객관성과 전문성의 균형

접수된 아이디어는 서류평가와 발표평가 2단계로 진행되며, 외부 전문가 5인 이내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평가 항목은 기술성, 시장성, 성장 가능성, 팀 역량 등으로 구성되며, 점수는 최고·최저점을 제외한 평균값으로 산정합니다. 평가 결과는 고득점 순으로 최종 선발하되, 포기자 발생을 대비한 예비팀도 함께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평가단계는 서류평가 및 발표평가의 2단계로 구성
  • 평가 항목은 기술성, 시장성, 팀 역량, 사업 가능성 등으로 구성
  • 공정한 심사를 위한 외부 전문가 평가단 구성이 중요

개인 의견:
초기 아이디어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과 ‘문제’ 정의가 얼마나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되었는가입니다. 사업모델이나 기술 구현 방식은 이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고도화할 수 있지만, 고객과 문제 정의가 흔들리면 그에 기반한 전체 사업계획도 함께 변경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선발 단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핵심 포인트는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내·외부 심사위원을 혼합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내부 이해관계자가 가지기 쉬운 시각과 외부 평가자의 관점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시선이 균형을 이룰 때 더 신중하고 설득력 있는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서류 단계부터라도 이와 같은 구성이 적용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3단계: 육성 단계 – 자원 제공과 성과 관리의 균형

선발된 사내벤처팀은 보통 6~12개월의 인큐베이팅 기간을 갖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운영기업은 팀에 사무공간, 사업화 자금, 사내 인프라, 전문가 멘토링, 액셀러레이팅 연계 등의 자원을 제공합니다. 지원 기간 및 지원하는 리소스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는 운영부서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기획 의도 및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동시에 정기적인 점검 체계를 통해 사업계획의 이행, 시제품 개발 진행, 자금집행의 적정성 등을 점검해야 하며, 필요시 중단 판정도 가능하도록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보통 선발 이후 중간에 1~2회 중간 점검을 실시하고 최종적으로 대표이사 이하 Top Management 대상으로 최종 선발 평가를 갖는게 일반적입니다.

  • 독립 공간, 자금, 멘토링 등 실질적 사업화 자원 제공 필요
  • 운영기간 중 단계별 목표와 실적을 기준으로 정기 점검 시행
  • 실패 판정 시에도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세스 유지가 중요함

개인 의견:
육성 단계에서는 단순한 자원 제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교육과 코칭 체계를 제도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공통 집체 교육을 통해 사내벤처 제도의 전반, 스타트업 방식의 사고법, 시장 검증 프로세스 등에 대한 공통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팀별 상황에 따라 맞춤형 코칭과 멘토링을 중간중간 제공해야 실제적인 사업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스타트업 정의 및 특성 이해
  •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고객가치제안 정의 및 고도화
  • 비즈니스 모델 설계
  • MVP 개발 및 시장 검증 계획 수립
  • 신사업 수익 타당성 점검
  • 피치덱 스토리라인 수립 및 작성 등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보통 팀당 1억 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되며, 인건비와 간접비용을 고려하면 5개 팀만 운영하더라도 연간 10억 원 이상의 규모가 투입되는 전략적 투자 사업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참여 팀은 기존 조직 중심의 사고에 익숙하고 스타트업적 접근 방식에는 생소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시키고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학습 구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육성 단계의 마지막인 최종평가 직전에는 팀별 맞춤형 발표 코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의 1차 성과는 인큐베이팅 기간 동안 해당 팀이 얼마나 많은 고객 인터뷰를 수행했고, 시장에 대해 검증했으며, 그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이 모든 것이 10분 내외의 발표를 통해 평가됩니다. 이 발표를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의 사전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 ROI가 가장 높은 지원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4단계: 사업화/분사 결정 – Exit 전략의 체계화

최종 평가 결과에 따라 각 팀은 ‘독립 분사’, ‘사내사업화’, 또는 ‘지원 종료’로 판정됩니다.
분사의 경우, IR 데모데이, 투자 연계, 복귀 보장 제도, 지식재산 이전 등의 후속 조치가 포함되어야 하며, 사내사업화 결정 시에는 본사업 연계, 내부 인센티브 등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실패한 과제는 정리하되, 팀원 개인에게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명시하는 것이 제도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합니다.

  • 최종 결과에 따라 분사, 사내사업화, 종료로 구분
  • 분사 시 IR, 투자 연계, 복귀제도 등 후속지원 설계 필요
  • 실패 시에도 제도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 필요

개인 의견:
사업화 또는 분사 단계에서는 단순히 과제를 평가하고 종료하는 것을 넘어, 어떤 구조로 분사할 것인가, 그리고 분사 이후의 성장 경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핀오프 방식으로 독립하는 경우, 모기업이 가져가는 지분율과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스타트업은 일정 규모에 도달하기 전까지 외부 투자 유치가 거의 필수적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분사 이후의 사내벤처팀은 이제 시장에서 독립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게 되며, 이때 모기업의 지분 구조와 초기 기업가치는 후속 투자 유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분율이 너무 적으면 모기업 입장에서는 추후 회수 가능성이나 전략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반대로 너무 많은 지분을 설정할 경우에는 외부 투자자가 경직된 지분 구조를 꺼려하며 후속 투자가 막히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분사 시점의 기업가치도 신중하게 조정되어야 합니다.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면 후속 투자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갭(Valuation Gap) 이 발생해 다음 라운드 진입이 어려워지고, 반대로 너무 낮게 책정하면 초기 투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런웨이가 지나치게 짧아 제대로 된 검증과 확장 단계로 나아가기 어려운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모기업과 팀, 그리고 향후 투자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연한 Exit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스케일업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모기업의 전략적 관점과 수익성 기대를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사내벤처 제도 설계 시 기타 고려해야 할 사항

사내벤처 제도를 설계할 때, 과제 모집부터 분사까지의 운영 흐름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실무자가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있습니다. 특히 인사제도와 정부지원사업 연계는 제도의 지속성과 조직 내 신뢰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인사제도: 복귀, 평가, 인센티브까지 명확하게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실험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참여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이 없다는 전제가 제도 신뢰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제도에 명시되어야 합니다.

  • 복귀 제도 설계: 분사 실패 또는 중도 종료 시 기존 부서로의 원활한 복귀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야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 성과 평가 기준 분리: 일반 인사고과와 별개로 사내벤처 팀원은 도전 과정과 학습, 시도 자체를 평가하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 인센티브 체계 정립: 분사 성공 시 지분, 내부 사업화 시 특별 성과급 등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조직 내 인정, 경력 인정 등 비금전적 보상도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인사제도적 장치는, 제도 참여자에게는 안전장치로 작용하고, 조직 전체에는 실패를 용인하는 실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정부지원사업과의 연계: 제도의 확장성과 지속성 확보

사내벤처 제도는 모기업의 독자 자금으로만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정부의 사내벤처 육성 지원사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재정적 여력과 외부 생태계 연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운영기업에게 다음과 같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 선발팀에 대한 사업화 자금(최대 1억 원) 지원
  • 분사팀 대상 R&D, 마케팅, 투자연계 등 추가 프로그램 연계
  • 운영기업에 대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지원 및 포상 제도

다만 이 프로그램은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전담 조직, 규정, 평가체계 등 기본적인 제도 구조가 갖춰져 있어야 선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정부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둔다면, 초기에 제도 설계 시 이를 고려한 기준선 확보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인사제도와 정부지원사업은 단순한 보완요소가 아니라, 사내벤처 제도를 조직 내에 뿌리내리게 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설계 요소입니다. 운영 프로세스만큼이나 이 부분까지 통합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실무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사내벤처는 단순한 제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조직 내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미래의 성장축을 내재화하는 매우 전략적인 도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운영 가이드북을 중심으로 사내벤처 제도 설계의 구조와 절차, 그리고 운영 포인트까지 실무자가 바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도를 도입하거나 운영해 본 기업들은 알게 됩니다. ‘제도를 만든다’는 것과 ‘제도가 작동하게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요. 그래서 다음 글부터는 제도 설계 이후, 어떻게 초기 선발팀을 성공적으로 육성할 것인가, 육성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시행착오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가 등, 보다 실질적인 운영 전략과 실전 사례 중심의 내용을 다루고자 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자료와 함께,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시리즈로 이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이미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선발된 사내벤처 팀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집체 교육/워크샵 프로그램 및 맞춤형 코칭/컨설팅 프로그램이 고민이시라면 아래 링크를 통해 편하게 문의 주십시오. 문의 접수 후 영업일 기준 48시간 내 회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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