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기술이 생산성 도구를 비롯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제품에 도입되면서 기존의 가격 책정 방식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뿐만 아니라 다양한 AI 기반 생산성 도구들에서 특히 좌석(Seat) 기반 과금 모델은 AI 도입 후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 경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NICE의 한 고객은 AI 도입 이후 좌석 수를 1,000개에서 750개로 25%나 줄였습니다. 이는 AI가 기존에 사람이 담당하던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발생한 변화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CRM 기업인 Salesforce의 일부 대형 고객들도 Einstein AI를 활용하여 좌석 수를 평균 10% 감소시켰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예외가 아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객 서비스, 영업, 마케팅, 디자인, 콘텐츠 제작, 코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면서, 필요한 인력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좌석 기반으로 과금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AI는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성 도구 분야에서는 AI가 단순 반복 작업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업무까지 지원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I 기반 제품은 어떤 방식으로 과금해야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목차
Toggle1. 기존 소프트웨어 과금 모델과 AI의 충돌
1.1 기존 소프트웨어 과금 모델의 특징
수익모델을 디자인하는데 주요 구성 요소 중 하나는 ‘지불 대상’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구매자(Payer)가 가격(Pricing)을 지불하고 얻고자 하는 대상(=Objective)를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수익모델을 디자인함에 있어 고려할 수 있는 지불 대상을 크게 3가지입니다.
- 기능(Feature) : 제품의 기능을 소유하거나 일정 기간 대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 전통적인 수익모델은 대개 기능에 과금하는 방식. SaaS의 경우 Seat 개수에 따라 과금하는 것은 Seat라는 Feature를 소유 또는 대여하기 위해 과금
- 사용량(Usage) : 특정 대상을 사용한 양만큼 비례해서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 일명 ‘종량제’ 모델. 대부분 API 비즈니스의 경우 API를 통한 호출 수에 비례에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환산하고 정기적으로 과금
- 결과(Outcome) : 고객이 제품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의 유무, 결과의 크기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 대표적인 결과에 대한 과금 방식은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의 ‘거래 수수료’가 있음
현재 대부분 소프트웨어 제품, 특히 생산성 도구들은 ‘기능’에 과금하고 있으며, 사용자(Seat)의 수에 비례해서 매달 또는 매년 일정 금액을 수취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이러한 모델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고객사가 성장하여 더 많은 직원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되면, 기업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기업은 고객사의 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1.2 AI 도입 후 발생하는 문제
AI 기술이 생산성 도구와 소프트웨어 제품에 도입되면서 이러한 과금 모델이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동일한 작업을 더 적은 사용자로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디자이너 3명이 사용하던 디자인 툴에 AI 기능이 추가되어 일부 작업을 자동화한다면, 2명의 디자이너만으로도 동일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코딩 도구의 경우, AI 코드 생성 및 자동완성 기능이 개발자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3명의 개발자가 5명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콘텐츠 제작 도구에서는 AI가 초안 작성이나 아이디어 제안을 자동화하면서 콘텐츠 제작자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고객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과 함께 소프트웨어 비용도 줄일 수 있지만, 제품 제공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AI가 제공하는 가치와 기존 과금 방식 사이의 불일치입니다. AI는 단순한 기능(Feature)이 아니라, 결과(Outcome)를 제공하는 도구입니다. AI 챗봇이 고객 문의를 해결하거나, AI가 마케팅 카피를 작성하거나, 코드를 생성하거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비즈니스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기능 기반이나 좌석 기반 과금 모델은 제공되는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2. AI 기반 제품의 과금 방식 유형
AI 시대에 적합한 과금 모델을 설계하기 위해, 현재 시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3가지 과금 대상 유형별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2.1 기능 기반 과금(Feature-based Pricing)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모델처럼 기능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 접근법입니다. AI 기능을 추가 옵션(Add-on)으로 제공하거나, 상위 요금제에 포함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디자인 툴인 Figma는 AI 기능인 ‘Figma AI’를 기존 요금제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당 월 $5를 추가로 지불하면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Adobe 역시 ‘Firefly’라는 생성형 AI 기능을 Creative Cloud 구독자에게 추가 비용을 받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딩 도구인 GitHub Copilot은 개발자당 월 $10의 구독료를 받고 AI 코드 생성 및 자동완성 기능을 제공합니다. 문서 작성 도구인 Notion AI는 기본 구독료 외에 월 $8을 추가로 지불하면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지만, AI가 제공하는 실제 가치와 가격 사이의 연결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2 사용량 기반 과금(Usage-based Pricing)
AI의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모델입니다. 토큰 수, API 요청 횟수, 생성된 결과물의 양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과금합니다.
OpenAI API는 처리된 토큰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며, AWS Bedrock과 Google Vertex AI 역시 토큰 기반 과금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고객 지원 솔루션인 Intercom의 AI 어시스턴트 ‘Fin’은 좀 더 비즈니스 결과에 가까운 지표인 ‘해결된 티켓 수’를 기준으로 과금하고 있습니다. Midjourney는 생성된 이미지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며, Anthropic의 Claude AI 역시 메시지 수와 토큰 양에 기반한 과금 모델을 제공합니다.
AI 코드 생성 도구 중에는 생성된 코드 라인 수, 자동완성 사용 횟수, 코드 리뷰 횟수 등에 따라 과금하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코드 생성 AI 도구는 개발자가 채택한(accept) AI 제안의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합니다.
사용량 기반 과금은 AI의 사용과 비용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객이 AI를 많이 활용할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므로, 가치와 비용 사이의 연결성이 향상됩니다.
2.3 성과 기반 과금(Outcome-based Pricing)
AI가 달성한 실제 비즈니스 성과(매출 증가, 비용 절감, 시간 절약 등)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많은 AI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AI 기반 제품의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은 AI기반 카메라 필터 앱이 마치 사진관처럼 특정 사진 결과물에 대해 과금받는 방식입니다. 그밖에 몇몇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에서 제한적으로 산출물 하나당 과금하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구독료 방식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성과 기반 과금은 고객이 실제로 얻는 가치와 비용을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모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확실한 ROI(투자수익률)를 보장받을 수 있고, 서비스 제공자는 제공하는 가치에 비례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AI 기반 생산성 제품 특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제품의 본질과 맞닿아 있지만, 현존하는 소프트웨어 과금 모델에 대한 일반적 멘탈 모델을 고려했을 때 당장 보편화되기에는 여러 한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3. Outcome 기반 과금의 현실적 한계
성과 기반 과금이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당장 AI 기반 초기 제품이 핵심 프라이싱 전략으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도전과제가 존재합니다.
3.1 AI의 결과물과 외주 용역 간 퀄리티 차이
현재 AI가 생성하는 콘텐츠의 품질은 외부 전문가가 제공하는 수준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격차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나 창의적인 영역에서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마케팅 카피나 디자인이 전문 마케터나 디자이너의 작업물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면, 고객은 그 결과물이 바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과 기반 과금에 대한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품질 차이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시점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제약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2 결과물의 예측 불가능성
AI는 동일한 입력을 제공하더라도 항상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경우 이러한 불확실성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외주 용역의 경우 계약 단계에서 명확한 결과물의 품질과 기준을 설정할 수 있지만, AI는 일관성 있는 품질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성과 기반 과금을 적용할 때 중요한 장애물이 됩니다.
3.3 수정·보완 과정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AI가 생성한 초안을 수정해야 할 경우, 어느 수준까지 AI가 무료로 수정해 줄 것인지, 어떤 피드백을 어떻게 제공해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외주 용역과 달리, AI와의 ‘협상’이나 ‘의사소통’은 매우 다른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고객이 제공한 피드백을 AI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수정 요청이 추가 비용으로 이어진다면 과금 모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해결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데 중요한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4 비용 예측 불가능성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의 또 다른 중요한 한계는 비용 예측의 어려움입니다. 결과물에 비례하여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에서는 사용자가 최종 비용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AI 기술의 특성상 동일한 프로젝트라도 다양한 변수에 따라 필요한 처리량이나 결과물의 양이 달라질 수 있어, 총 비용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예산 관리와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연간 또는 분기별 예산을 설정하고 이에 맞춰 리소스를 할당하는데, 비용이 예측한 범위를 초과할 경우 재정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마케팅 콘텐츠 생성 도구를 사용할 때, 처음에는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결과물의 품질 향상을 위해 여러 번의 수정과 추가 생성이 필요해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결국 고객이 AI 도구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예산이 제한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예상치 못한 초과 비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의 AI 도구 도입을 꺼리게 됩니다. 이는 “미터기가 계속 돌아가는” 택시를 타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주며, 결과적으로 도구의 충분한 활용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제품의 실제 가치를 경험하지 못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현실적인 대안: 소프트웨어 친화적 과금 모델 적용
4.1 현재 가장 현실적인 접근법
성과 기반 과금이 이상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현재 시장 상황과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기존 소프트웨어 과금 방식과 호환되는 접근법이 더 현실적입니다.
많은 AI 기반 생산성 도구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기능 및 사용량 기반 과금을 혼합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기능은 티어별 구독 모델로 제공하고, AI 기능의 사용량(API 호출 횟수, 생성된 콘텐츠 양, 처리된 데이터 양 등)에 따라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코딩 도구는 기본적인 IDE 기능은 월간 구독료로 제공하면서, AI 코드 생성 및 자동완성 기능은 월간 제안 수나 처리된 코드 라인 수에 따라 추가 요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AI 디자인 도구는 기본 디자인 기능은 구독 모델로 제공하고, AI 이미지 생성 기능은 생성된 이미지 수나 해상도에 따라 과금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AI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법입니다.

4.2 여전히 유효한 가격 책정 전략(Pricing Tactics)
AI 기반 제품이라도 기존의 검증된 가격 책정 전략들은 여전히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4.2.1 10X Rule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의 10%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면 고객이 가격에 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AI 도구가 고객에게 월 $10,000의 가치를 제공한다면, 월 $1,000 이하의 가격으로 책정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라는 원칙입니다.
AI 기반 생산성 도구의 경우, 절약되는 시간과 인력 비용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그 가치의 일부만을 가격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AI 코딩 도구가 개발자 시간을 월 40시간 절약해준다면(시간당 $50 기준으로 $2,000 가치), 월 $200 이하의 가격은 합리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4.2.2 Decoy Pricing(유인 가격 전략)
고객이 특정 가격대의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낚시’ 역할을 하는 가격 옵션을 제시하는 전략입니다.
AI 제품에서는 특히 세 가지 티어(Basic, Pro, Enterprise)를 제공할 때 중간 티어(Pro)를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 설계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Basic 티어는 AI 기능 사용량이 매우 제한적이고, Enterprise 티어는 필요 이상의 기능과 높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Pro 티어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AI 기반 종량제 서비스를 살펴보면 대다수 구독자는 유료 구독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AI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소수의 헤비 유저만 월구독료 이상 AI모델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로 보면 기업은 유저당 공헌이익을 +로 유지하는데 이는 다수의 라이트 유저가 소수의 헤비 유저를 보조해주는 일종의 ‘교차 보조’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구독자의 공헌이익이 종량제, 혹은 성과 기반 과금보다 높을 경우, 성과 기반 과금 요금을 비싸게 책정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구독모델이 저렴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대부분 고객이 구독모델로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술이 초기에는 꽤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4.3 경쟁 기반 가격 책정(Competition-based Pricing) 적용 필요
누군가의 일을 대신 해주는 AI 기반 생산성 도구 특성상 해당 일을 수행하는 대체재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가격을 설정할 때, 혹은 고객이 가격을 판단할 때 바로미터로 삼는 기준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경쟁재의 가격을 고려한 가격 설정이 필요합니다.
AI 서비스의 운영 원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지만, 너무 저렴한 가격을 설정하면 오히려 기업 수익성을 갉아먹을 위험이 있습니다. 가격은 원가보다는 제공하는 가치와 시장 상황에 기반하여 결정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기존에 외주 용역에 $5,000를 지불했다면, AI 서비스가 $2,500(50% 할인)만 받아도 고객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가 기반으로 가격을 설정한다면 $1,000(80% 할인) 정도의 가격이 나올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쟁사 가격, 대체재(외주 용역 등)의 가격, 그리고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충분한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5. 장기적 프라이싱 전략 접근법 : Outcome 기반 과금 수용 촉진 관점에서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실적인 도전과제들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 제품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을 고객이 보다 매끄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방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핵심은 고객이 총비용을 합리적이고 직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5.1 품질 보증 제도
AI가 생성한 결과물이 특정 퀄리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환불이나 무료 재시도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고객의 위험 부담을 줄이고 성과 기반 과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AI 코드 생성 도구가 제공한 코드가 실행 불가능하거나 심각한 버그가 있는 경우, 해당 작업에 대한 비용을 환불하거나 크레딧으로 보상하는 정책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AI 콘텐츠 생성 도구가 제공한 텍스트에 사실적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면, 해당 생성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품질 보증 제도는 고객에게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성과 기반 과금 모델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5.2 샘플링 접근법
고객이 실제 구매 전에 AI의 퀄리티를 평가할 수 있도록 소규모 테스트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자신의 특정 요구사항에 AI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디자인 도구는 3-5개의 무료 디자인 생성 기회를 제공하여 고객이 결과물의 퀄리티를 직접 평가할 수 있게 합니다. AI 코드 생성 도구는 특정 규모 이하의 프로젝트에 대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실제 업무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샘플링 접근법은 고객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3 비용 상한제
월별 또는 프로젝트별로 최대 비용을 설정하여 예상치 못한 비용 초과를 방지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특히 사용량 기반 모델에서 중요하며, 고객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데이터 분석 도구는 월 사용량이 특정 수준을 초과하더라도 최대 비용을 $X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또는 특정 프로젝트의 총비용이 사전 설정된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 상한제는 고객이 예산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며, 특히 기업 고객에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5.4 사전 견적 시스템
특정 작업에 대한 예상 비용을 미리 제시하여 고객이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성과 기반 과금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AI 콘텐츠 생성 도구는 고객이 요청한 특정 콘텐츠 유형과 길이에 대해 예상 비용 범위를 미리 제시할 수 있습니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는 이미지의 복잡성, 해상도, 스타일 등에 따른 예상 비용을 사전에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전 견적 시스템은 고객이 비용-효익 분석을 할 수 있게 해주며,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합니다.
5.5 예측 가능한 크레딧 시스템
작업의 복잡성에 따라 필요한 크레딧을 미리 예측하여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직접적인 현금 가격보다 심리적으로 더 수용하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I 코드 리뷰 도구는 코드베이스의 크기와 복잡성에 따라 필요한 크레딧을 계산하여 제시합니다. 크레딧은 미리 구매할 수 있으며, 사용량에 따라 차감됩니다. AI 번역 도구는 문서의 길이와 언어 쌍의 복잡성에 따라 필요한 크레딧을 예측하여 알려줍니다.
이러한 크레딧 시스템은 비용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사용량과 비용 사이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전략들은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의 도입을 촉진하고, 고객의 수용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접근법들을 통해 AI 기반 제품은 제공하는 가치에 비례하여 과금하면서도, 고객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AI 시대, 초기 창업자를 위한 과금 전략 조언
6.1 초기 창업자가 고려해야 할 과금 전략
AI 시대에 SaaS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창업자라면, 다음과 같은 과금 전략을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좌석 기반 과금 모델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자동화할수록, 좌석 수에 비례하여 과금하는 모델은 점점 더 비효율적이 될 것입니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기능 + 사용량 기반 과금이 현실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과(Outcome) 기반 과금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얻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에 비례하여 과금하는 모델이 가장 지속 가능한 접근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AI 제품의 신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AI가 일관되게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성과 기반 과금 모델로의 전환이 가능해집니다.
6.2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
- 기존 SaaS 모델을 그대로 따르지 말고, AI 특성에 맞는 과금 모델을 설계하세요. AI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결과를 제공하는 도구이므로, 이에 맞는 과금 방식을 고민해야 합니다.
- 경쟁 서비스의 가격과 고객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을 분석하여 최적의 가격을 설정하세요. 원가 기반이 아닌, 가치 기반 또는 경쟁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성과 기반 과금을 장기적 목표로 하되, 초기에는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을 우선 적용하세요. 시장과 기술이 성숙해짐에 따라 점진적으로 성과 기반 모델로 전환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 AI의 결과물을 고객이 신뢰할 수 있도록 품질을 높이고, 수정·보완 프로세스를 명확히 정의하세요. 결과물의 품질과 일관성은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 궁극적으로 AI의 역할을 ‘사람 대체’가 아닌 ‘업무 혁신’ 관점에서 접근하세요. AI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로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AI가 가져오는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선제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이 AI 시대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특히 초기 단계의 AI 기반 SaaS 스타트업이라면, 처음부터 AI 시대에 맞는 가격 전략을 설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