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능과 급격한 혁신이 쏟아지는 곳이 바로 ‘생성형 AI’ 시장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일반인들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AI의 발전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FOMO(놓칠까 두려운 마음)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우리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 NfX가 최근 발표한 블로그 포스팅 “The Three-Person Unicorn Playbook”은 AI 시대에 스타트업의 구조와 성장 방식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생성형 AI의 발전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과 이러한 변화가 궁극적으로 만들어낼 미래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NfX의 블로그 포스팅의 핵심 내용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목차
ToggleAI 시대의 알로메트릭 스케일링: 회사 규모와 성과의 관계 재정의
‘The Three-Person Unicorn Playbook’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는 내용은 ‘알로메트릭 스케일링(Allometric Scaling)’라는 개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알로메트릭 스케일링이란 원래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생물체의 크기와 그 특성(장기 크기, 심박수, 신진대사, 수명 등) 사이의 비선형적 관계를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의 크기가 커질수록 심장 박동은 오히려 느려지는 현상처럼 말입니다.
NfX는 이 개념을 AI 시대 스타트업에 적용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 수도 비례해서 증가해야 한다고 여겨졌지만, AI 시대에는 이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소수의 인원으로도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규모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된 점을 알로메트릭 스케일링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소규모 팀이 가지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
- 낮은 인건비와, 그에 따른 비용 효율성
- 투자 유치 시 적은 지분 희석
- 복잡한 조직 구조와 정치적 문제의 최소화
- 의사소통의 단순화와 효율화
이는 Instagram이 직원 12명으로 10억 달러에, WhatsApp이 50명으로 210억 달러에 인수된 과거 사례를 넘어, AI 시대에는 더욱 극단적인 효율성이 가능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아래는 임직원 1인당 매출액 Top 22 AI 스타트업을 보여주는 이미지로 이미지 생성형 AI 미드저니(Midjourney)는 임직원 1인당 만들어 내는 연매출액이 $410만(약 60억 원)이나 됩니다.

AI가 만드는 생산성 혁명: 평균을 넘어선 비범한 성과
NfX는 AI가 대부분의 어려운 기술 작업에서 사람들의 평균적인 퍼포먼스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AI는 인간과 달리 컨디션의 기복이 없고, 일관된 고품질의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코딩 어시스턴트인 Cursor는 프로그래머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으며, Lovable과 같은 AI 기반 디자인 툴은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AI는 사람과 달리 기복이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평균 이상의 산출물은 사람보다 AI가 훨씬 더 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AI가 평균적인 퍼포먼스를 대체하게 되면, 산업에서는 오히려 ‘아웃라이어’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가장 뛰어난 인재들, 특히 AI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3인 유니콘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 구성
NfX는 나아가 AI 시대에서는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만드는데 있어서 3명의 인재만으로 충분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과감하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기업 운영에 있어 필요한 대다수의 업무들이 AI와 시스템이 대체하게 되면 인사이트를 갖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3명의 인재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NfX가 바라보는 3인 유니콘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핵심 인재는 다음 3가지 유형입니다.
1. 창업자(The Founder): 공격적인 비전가 제너럴리스트
핵심 자질: 명확한 비전과 실행력을 겸비한 리더십
역할:
- 회사의 방향성과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팀을 한 방향으로 정렬
- 제품, 투자,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제너럴리스트로서 기능
- AI 도구를 활용해 시스템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최적화
특징:
- 남들이 보지 못한 기회를 포착하는 비범한 통찰력의 소유자
-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대담함을 갖춘 결단력 있는 리더
- 스스로를 방해하지 않고 비전을 실행에 옮기는 강력한 추진력
AI 시대의 창업자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닙니다. Twist Biosciences의 창업자 Emily LeProust처럼, 핵심 특허를 직접 작성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며, 초기 영업도 수행하고,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팀을 구성할 수 있는 ‘맹렬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들은 AI 도구를 자신의 확장된 능력으로 활용하여 소수의 팀으로도 큰 임팩트를 만들어냅니다.
2. 언어형 인재(The Words Person): 언어와 스토리텔링의 전문가
핵심 자질: 공감과 뉘앙스를 이해하는 탁월한 언어적 감각
역할:
- AI가 생성한 방대한 콘텐츠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선별하는 고급 큐레이터
- 마케팅,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도하며 기업 메시지의 일관성 유지
- 고객과 시장에 깊이 공감하는 메시지 개발로 시장 침투력 강화
특징:
- 좋은 문장과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알아보는 타고난 언어 감각
- 심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메시지를 선별하는 능력
- 완벽한 문장을 직접 쓰기보다 AI가 생성한 여러 옵션 중 최적의 것을 식별하는 판단력
AI 시대에 인문학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언어형 인재는 AI가 생성한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진짜 효과 있는 언어’를 가려낼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모든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 AI가 생성한 다양한 옵션 중에서 브랜드 톤에 맞고 타깃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최적의 메시지를 선별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3. 숫자형 인재(The Numbers Person): 데이터 전략가이자 AI 활용 설계자
핵심 자질: 비즈니스 맥락 속에서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통찰력
역할:
- AI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분석 방향을 전략적으로 설정
-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를 데이터 문제로 재정의하는 ‘번역자’ 역할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최적화
특징:
- 단순 데이터 처리를 넘어, 데이터가 말해주지 않는 것까지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 비즈니스 목표와 데이터 분석을 연결하는 전략적 사고방식
- AI가 생성한 분석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고 비즈니스 맥락에 적용하는 응용력
-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실질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안목
AI 시대에 숫자형 인재는 단순한 ‘데이터 계산기’에서 ‘데이터 전략가’로 진화합니다. 이들은 일요일 아침을 데이터베이스 쿼리를 뒤지며 패턴을 찾는 데 기꺼이 투자합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진정으로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알고, AI 시스템에게 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또한 AI가 도출한 통찰을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어떻게 활용할지 설계하는 전략적 사고가 핵심입니다.
이 세 유형의 인재가 협력하여 AI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할 때, 과거에는 수십, 수백 명이 필요했던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AI 시대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과 시사점
3인 유니콘 모델은 모든 스타트업에 적용 가능한 만능 공식은 아닙니다. 이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아웃라이어급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NfX도 인정하듯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다방면의 기술을 갖춘 팀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이러한 극단적 효율성의 사례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입니다. 현재 AI 발전에 따른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끼는 분들에게 몇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사실 저에게 당부하는 말이 아닌가 싶네요.
- 시스템 사고에 집중하라: 인력을 늘리기 전에 소수의 인원만으로 고객가치제안을 안정적으로 창조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자동화할 방법에 집중합니다.
- 제너럴리스트 역량을 개발하라: 하나의 전문 영역에만 의존하기보다 여러 분야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에 더욱 집중합니다.
- 아웃라이어급 역량을 추구하라: AI가 평균적인 성과를 대체하는 시대에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인사이트와 기술이 더욱 중요합니다. 개별 기술은 AI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평균 이상의 2~3개 기술을 조합하여 나만의 역량을 구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얼마 전 지인과 산책에서 바이브 코딩으로 대두되는 AI 혁신 시대에서 ‘문과들은 점점 필요가 없어지는 것 같아’라며 한탄을 토로했는데, NfX의 글을 보니 오히려 문과들에게 더 큰 기회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저와 지인 모두 문과 출신..).
이상입니다. 얼마 전 지인과 산책 중에 AI 혁신 시대에서 ‘문과들은 점점 필요가 없어지는 것 같아’라며 서로 한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NfX의 글을 읽고 나니, 오히려 기술에 대한 이해가 적더라도 매력적인 기회에 접근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점점 더 개개인의 상상력, 철학, 가치관,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각자 현명한 준비를 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